선관위가 투표용지를 불태워버린 사건

선관위가 투표용지를 불태워버린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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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선관위가 투표용지를 불태워버린 사건

때는 2017년 10월 22일.

일본 시가현의 소도시 고카시.

이날 고카시 공무원들은 상당히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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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중의원(국회 하원) 선거일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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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도 고카시의회 선거일과 겹쳐버렸고,

- 정보1)

일본은 지방선거를 전국이 다같이 치르지 않는다.

물론 통일지방선거라고 해서 같이 치르는 제도가 있긴 한데,

일본은 지자체장을 보궐선거로 뽑아도 원래의 임기를 보장하며

(예: 전임 시장이 2년만 하다 나가 보궐선거를 해도

새 시장이 나머지 2년을 가는게 아닌 4년 임기를 계속 함)

지방의회 또한 중의원처럼 해산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통일지방선거일에 지방선거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총선과 지방선거가 겹칠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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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일본은 

'최고재판소 재판관 국민심사 제도'라고 해서

간단히 말해 현직 대법관 일부를 나열해 놓고,

이 대법관이 계속 대법관을 하면 좋겠는지,

아니면 파면해버리면 좋겠는지를 묻는

일종의 국민투표가 있는데,

법적으로 이 국민투표는 

중의원 선거와 같이 치러지도록 되어 있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 날은 중의언 선거일이었기에

이 국민투표 또한 같이 하게 되었다.

그렇게 이날 고카시 공무원들은

국회의원 지역구 선거, 비례대표 선거, 

시의회 선거, 최고재판소 국민심사 투표까지

네 종류의 투표를 관리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 정보2) 

일본은 중앙선거관리회만 따로 존재하고,

지방 선관위는 상설 기관이 아닌 선거 기간에만 창설되는 기간이며

창설시에는 해당 지자체 공무원이 겸직한다.

- 정보3) 국회의원 선거만 비례대표를 뽑고 

시의회는 비례대표를 안 뽑는데, 

이는 일본 기초의회 선거 제도 자체가 

사실상 개방명부형 비례대표의 성질을 띌 뿐만 아니라 

어차피 일본 지방정치는 무소속 정치인들 위주로 돌아가 

비례대표 자체가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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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당시 일본에 태풍까지 북상중인 상황이라

많은 공무원들이 방재 업무로 차출되었는데,

선거 관리 공무원들은 

안그래도 4개 투표를 관리해야 해 힘든 상황에

인력까지 부족해지니 더 힘들 수 밖에 없었으며,

지휘권을 가진 간부급 공무원들은 

선거 관련 업무는 물론 

방재 업무까지 지휘를 맡아야 했다.

그래도 어찌저찌 투표가 마감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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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투표소에서 투표함이 

개표장인 '고난정보교류센터'에 모여 

개표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개표를 계속 하던 중,

날을 넘긴 23일 0시경.

개표장이 발칵 뒤집히는 일이 벌어진다.

중의원 지역구 개표가 다 끝났는데

총 투표자 수에 비해 개표 수가 수백표 가량 적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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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공무원들이 확인해본 결과,

시가라키초 고야마 지역을 담당하는

제77투표소의 투표함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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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함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담당 공무원들은 멘탈이 완전히 나갔다.

게다가 문제가 된 선거는 

시의회 선거도 아닌 중의회 선거.

시의회 선거 투표함을 잃어버린것도 

충분히 큰일이지만,

더욱 중요한 국가단위 선거의 투표함을 

잃어버리고 만 것일 뿐만 아니라

시간을 들여서 투표함을 찾자니

해당 지역구는 여러 지자체를 관할하눈 지역구라

고카시 단독 선거가 아닌 

여러 지역이 같이 하는 선거였기에,

투표함을 찾느라 개표 완료가 계속 늦어지면

다른 지역구 소속 지자체는 물론이고

중앙정부나 해당 지역구 중의원에게도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였다.

게다가 왜 개표가 이리 늦었냐고

해명하라는 추궁이 들어오면

관리 부실이 다 들통날 터.

특히나 안 그래도 '메이와쿠'를 범하는 것을

극히 꺼리는 일본 사회,

그것도 공직 사회에서 그러는 것은

더욱 꺼리는 일일 수 밖에 없었다.

이에 고카시 선관위 사무국장이자

고카시청 총무부장은 충격적인 결정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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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의 어느 나라와는 다르게,

투표용지를 넉넉히 준비했는지

당시 사용되지 않은 백지표가 남아돌고 있었는데,

총무부장은

이 백지표들을 섞어서 개표 수를 늘려

개표 수와 투표자 수를 맞추라고 지시했다.

그렇게 직원들은 백지표를 기존 표와 섞었고,

당연히 백지표들은 무효표로 집계된 뒤

중의원 지역구 개표가 종료되었다.

하지만 몇 시간 후,

일이 더 커지게 된다.

image.png 선관위가 투표용지를 불태워버린 사건

투표함이 없었는데요 있었습니다

77투표소 투표함을 찾아버린 것이다.

투표함이 어디에 있었길래 못 찾았느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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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 후 투표함 보관장소에 있었다.



즉, 원래는 개표 전 보관장소에서

개표를 기다려야 했으나,

원인 모를 일로 인해 개표 전 보관장소가 아닌

개표 후 보관장소에 가 있었기 때문에

찾지 못한 것.

이는 시간을 충분히 들여서 찾았다면

충분히 찾을 수 있었을지도 있는 위치였지만

이미 지나버린 일.

고카시 선관위는 더욱 멘탈이 나갔다.

이미 개표를 완료시켜 보고를 해버렸기에

이제와서 정정할 수도 없었고,

애초에 섞어버린 백지표를 다시 꺼낼 수도 없었다.

결국 고카시 선관위는 이 일을 뭉개기로 결정,

총무부장은 찾은 투표함 속 투표용지들을

몰래 없애버리라고 지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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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고카시 선관위 제2총무계 사무주임을 겸임하던

고카시청 총무과장은,

투표용지들을 자신의 집으로 가져간 다음

소각로에 넣고 태워버린다.

그렇게 약 400표 가량의 유효표가 

개표되지도 못하고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한달이 지난다.

일본 법률상,

미사용한 표는 나중에 부정선거에 악용될 수 있으니

그 수를 센 다음, 수량 보고 후 폐기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고카시 선관위는 실제로 수를 세지도 않고,

실제 가지고 있는 백지표보다 

채워넣어버린 백지표 만큼 더 많이 있었다고

부풀려 보고한다.

그렇게 사건은 마무리 되었고,

놀랍게도 발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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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이 발생하고 4개월이 지난 후,

고카시장에게 직접 내부고발이 들어오면서

밝혀지게 된다.

결국 직접적으로 이 사건을 지휘한

총무부장과 총무차장은 검찰에 기소되었고,

지시를 받고 직접 투표용지를 불태운

총무과장은 약식기소되었다.

이후 위 3명은 모두 면직 처분을 받았고,

그 외 간접적으로 사건에 관여한 2명 또한

감봉 처분을 받았으며

이 사건과 직접적인 책임은 없지만

시장과 부시장 또한 관련자들의 상급자라며

3개월 감봉 처분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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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재판결과,

고카시를 관할하는 오츠지방법원은

선관위 사무국장이자 총무부장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5년형을 선고하는 등

총무부장과 총무차장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내리고

총무과장에게는 벌금형을 선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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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해당 선거구는,

소각되어버린 표가 400표 가량인 비해

1위와 2위 후보 표차가 1만5000표 가량 나

선거 결과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판단,

재선거는 치러지지 않았다.

- 끝 -

뒷이야기)

사건 발각 이후 면직되기까지

해당 직원들은 대기발령 상태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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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총무과장은 대기발령 기간에 

급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며

시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은 아무리 대기발령 기간이라 하더라도

급여를 안 주거나 적게 줄 근거가 없다며

못 받은 급여를 돌려주라고 판결,

589만엔 가량을 받아갔다.

뒷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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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5일에는

고카시가 속한 광역자치단체인 시가현지사 선거가 열리는데,

2017년의 그 일이 투표소가 너무 많은 탓도 있다면서

투표소를 95개에서 49개로 줄이고,

그럼 어르신들이나 장애인들이 불편할 수 있으니

지정된 투표소가 아닌 관내 아무 투표소만 가도 

투표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한다.

- 진짜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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